글로벌 항공 MRO 시장, 아시아 허브 경쟁 실패 시 공군 전력 ‘공백’ 위기

2028년 1,300억 달러 규모로 팽창할 글로벌 항공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의 주도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뒤흔들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첨단 전투기 가동률이 곧 제공권의 우위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역내 MRO 허브 경쟁은 단순한 산업 유치를 넘어 국가의 군사적 생존과 직결된 안보 이슈이다.

글로벌 항공 MRO 시장 규모와 아시아 허브 전략

아시아-태평양 MRO 패권, 군사적 우위와 직결되다

항공 MRO 시장은 단순한 정비 산업을 넘어, 국가 항공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방위 산업이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같이 고도로 복잡한 무기체계의 등장은 MRO 역량의 중요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역내 국가들의 군비 증강은 MRO 수요의 폭증으로 이어진다. MRO 자립 역량이 부족한 국가는 전시 상황에서 심각한 작전 공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급증하는 MRO 수요와 잠재적 ‘작전 공백’ 리스크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항공 MRO 시장이 성장하는 전장이다. 이는 역내 국가들의 급격한 군비 증강과 직결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방비 지출은 지난 10년간 45% 이상 급증하며 MRO 수요의 근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F-35와 같은 첨단 자산의 핵심 부품 및 소프트웨어 정비가 특정 동맹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유사시 정비 지연이나 거부가 발생할 경우, 해당 국가의 공군 전력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는 치명적 취약점을 내포한다.

싱가포르 모델 vs. 후발주자의 도전: 지정학적 변수

글로벌 항공 MRO 시장 규모와 아시아 허브 전략 2

현재 아시아 MRO 시장의 패권은 싱가포르가 장악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리적 이점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MRO 기업들을 유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한국, 일본, 대만 등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이들 국가는 자국 공군의 F-35, F-15 등 주력기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 MRO 시장, 특히 고부가가치 분야인 엔진 및 항전장비 정비 시장 진출을 노린다. 이 경쟁의 승패는 단순한 기술력을 넘어, 미국과의 군사 동맹 강도와 F-35 글로벌 정비망 편입 여부 등 지정학적 변수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첨단 군용기 MRO, 기술 종속의 덫과 자립의 기회

최신예 전투기의 MRO는 단순한 수리를 넘어선 기술 주권의 문제이다.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 권한과 자체적인 정비 능력 확보 여부가 공군의 전투력을 근본적으로 좌우한다.

특히 스텔스 성능 유지, 전자전 장비 업그레이드 등은 제조국의 허가와 기술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이는 MRO 역량이 곧 외교적, 군사적 레버리지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F-35 창정비 사례로 본 ‘기술 주권’의 가치

F-35 전투기의 글로벌 창정비(Depot-level maintenance) 네트워크 배분 사례는 MRO가 가진 전략적 가치를 명확히 보여준다. 미 국방부는 아태지역의 F-35 기체 창정비 시설을 일본과 호주에 지정했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F-35의 핵심 기술에 더 깊이 접근하고, 역내 다른 F-35 운용국에 대한 기술적 영향력을 확보했음을 뜻한다. 대한민국 국방부가 추진했던 F-35 MRO 허브 유치 실패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의 상실을 넘어, 핵심 동맹국 자산의 작전 지속성을 타국에 의존해야 하는 전략적 종속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분석된다.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MRO: 가동률이 곧 전투력이다

전력지수 상 열세에 있는 국가에게 MRO 역량은 효과적인 비대칭 카드가 될 수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2023’은 북한 공군이 양적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부품 수급난과 열악한 MRO 인프라로 인해 실질 가동률이 극히 저조할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우수한 MRO 인프라를 갖춘 국가는 제한된 수의 항공기로도 월등히 높은 출격률(Sortie Rate)을 유지하며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즉, MRO 역량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투력 증강 계수(Force Multiplier)로 기능한다.

세력 균형의 새로운 변수: MRO 허브의 미래

결론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 MRO 허브 경쟁은 향후 이 지역의 세력 균형을 재편할 중대한 변수이다. MRO 허브 지위를 확보하는 국가는 자국 공군의 전투 준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역내 동맹국 및 우방국에 대한 군사적·기술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항공기 수리 권한을 넘어, 첨단 무기체계의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 경쟁에서 뒤처지는 국가는 첨단 항공력 유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핵심 기술로부터 소외되어, 군사적 자율성이 심각하게 제약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한국이 F-35 아태지역 MRO 허브 유치에 실패한 전략적 의미는 무엇인가?

이는 전시에 F-35의 핵심 정비를 일본이나 호주에 의존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정비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과 이동 과정에서의 보안 위협 등 작전 지속성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

Q2. 중국의 군용 항공 MRO 기술력은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는가?

J-20 등 자국산 전투기에 대한 MRO 자립은 상당 수준 달성했으나, 핵심인 엔진 기술, 특히 터빈 블레이드 등 고온 부품의 수명과 신뢰성은 여전히 서방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장기적인 운용 유지 비용의 급증과 가동률 저하의 원인이 된다.

Q3. 상용 MRO 시장과 군용 MRO 시장의 가장 큰 기술적 차이는?

군용 MRO는 스텔스 도료의 재도포 및 성능 검증, 전자전(EW) 장비의 민감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장 시스템과의 연동 테스트 등 민간 영역에는 존재하지 않는 고도의 보안과 특수 기술을 요구한다.

Q4. MRO 역량이 부족할 경우, 전시 항공기 가동률은 얼마나 급감하는가?

평시 75~8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던 기체도, 전투 손상과 부품 소요 급증으로 인해 MRO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1~2주 내에 50% 이하로 급락할 수 있다. 이는 하루 최대 출격 횟수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Q5. MRO 허브 구축이 동맹국 간 군사 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특정 기종의 MRO 시설을 공유하는 것은 부품과 기술 데이터, 정비 인력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동맹 간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한다. 이는 연합작전의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핵심적인 기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