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육군의 핵심 화력 자산인 K9 자주포 1,300여 문의 창정비 주기가 도래하며 일시적 전력 공백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 1,000문 이상의 장사정포를 상시 조준하는 상황에서, 가용 포병 자산의 주기적 변동성은 대화력전 수행 능력에 치명적 균열을 야기할 수 있는 핵심 안보 변수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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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저하, 화력 공백의 서막인가
현대전에서 자주포(Self-Propelled Howitzer)는 지상군의 생존과 작전 성공을 담보하는 핵심 전력이다. 특히 한반도 지형과 군사적 대치 구도에서 K9 자주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강철도 영원할 수는 없듯, 최첨단 무기체계 역시 주기적인 분해·수리·성능개량을 거치는 ‘창정비(Depot Maintenance)’ 과정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 창정비 주기가 야기하는 ‘실적 변동성’이다. 특정 시점에 일정 수량의 자주포가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은 계획된 절차이지만, 이는 곧 해당 기간 동안 전방의 화력 밀도가 감소함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정비를 넘어, 적에게는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기회의 창’으로 인식될 수 있다.
창정비 주기와 전술적 리스크의 상관관계
창정비에 돌입한 K9 자주포는 사실상 전투 불능 상태에 놓인다. 이는 일선 부대의 가용 전력 리스트에서 일시적으로 삭제되는 것과 같다. 이 공백이 국지적 분쟁 또는 전면전 초기 단계에서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창정비의 딜레마: 정비인가, 전력 이탈인가

자주포의 창정비는 엔진, 변속기, 포신 등 핵심 구성품을 완전히 분해하여 마모 부품을 교체하고 성능을 최신화하는 대규모 공정이다. 이는 야전에서 이뤄지는 정비와는 차원이 다른, 수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대한민국 육군이 운용하는 1,300여 문의 K9 중 일정 비율이 동시기에 정비에 들어간다면, 이는 곧 전방 군단의 포병여단 화력이 수치상으로 명백히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한민국 국방부가 강조하는 상시 전투준비태세는 이러한 계획된 전력 이탈까지 고려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적의 입장에서는 아군의 창정비 주기를 분석해 가장 취약한 시점을 노릴 수 있다는 전술적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K9과 북한 장사정포: 비대칭 대응의 균열
한국군의 대화력전 교리는 북한의 장사정포(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가 발사 원점을 노출하는 순간, K9 자주포의 신속하고 정밀한 대응사격으로 이를 무력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 ‘카운터-파이어(Counter-fire)’ 메커니즘의 성패는 가용한 K9 자주포의 수량과 분포 밀도에 달려있다. 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보고서에 나타난 양적 우위와 별개로, 실제 가동 가능한 포문 수가 줄어들면 단위 시간당 투사할 수 있는 화력이 감소한다. 이는 북한 장사정포 1차 공격 이후 살아남은 적 포대를 제압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만들고, 수도권에 대한 2차, 3차 피해를 허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연결될 수 있다.
전력 공백 해소를 위한 기술적·전략적 대안
창정비로 인한 전력 공백 문제는 단순히 정비 인력과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정비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하는 구조적 과제이다. 미래 전장 환경은 한 순간의 화력 공백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동률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항시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 예방 정비 시스템과 모듈화 설계 도입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현실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예방 정비와 모듈화: 가동률 극대화의 열쇠
미래의 정비는 고장 난 뒤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장을 예측하고 사전에 조치하는 ‘예방정비(Predictive Maintenance)’로 진화해야 한다. K9 자주포 내부에 센서를 부착해 주요 부품의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고장 징후가 보일 때 선제적으로 부품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또한, 파워팩(엔진+변속기)처럼 핵심 부품을 하나의 덩어리로 설계하는 ‘모듈화(Modular Design)’를 심화시켜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모듈을 정비창으로 보내는 대신, 야전에서 즉시 예비 모듈로 교체하면 자주포 자체는 몇 시간 내에 임무에 복귀할 수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군사 강국들은 신규 무기 도입 비용 못지않게 기존 자산의 수명주기비용(LCC) 절감과 가동률 향상을 위한 MRO(유지·보수·정비)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창정비 주기는 보통 어느 정도이며, K9의 경우 전력에서 얼마나 이탈하는가?
무기체계의 창정비 주기는 통상 7~10년 단위로 설정되나, 운용 환경과 강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된다. 정확한 이탈 수량은 군사기밀이지만, 전략 분석가들은 특정 시점의 작전 가능 자산이 전체 보유량 대비 10~15% 감소하는 상황을 현실적인 리스크 관리 범위로 가정하고 대응책을 수립한다.
Q2: 창정비 기간 중 대체 전력이 투입되는가?
물론이다. 군은 예비 장비를 전환 배치하거나 타 부대 전력을 일시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운다. 하지만 이는 다른 지역의 방어력을 약화시키는 ‘풍선 효과’를 낳을 수 있으며, 통합화력 운용 계획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부수적 문제를 야기한다.
Q3: 북한도 유사한 창정비 문제를 겪지 않는가?
북한은 훨씬 심각한 노후화와 부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 교리는 첨단 무기 소수의 가동률보다 압도적인 수량의 구형 화기를 동원한 초반 집중 타격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소수 정예화된 우리 군의 전력 공백이 전술적으로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Q4: K9 수출 실적에 창정비 문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K9을 도입하려는 국가는 무기의 성능뿐만 아니라,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유지보수 체계와 가동률 보장 능력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MRO 솔루션은 K-방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Q5: 창정비 주기를 단축하거나 연장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주기를 단축하면 무기의 신뢰성과 전투력은 향상되지만 정비 비용과 전력 이탈 빈도가 증가한다. 반대로 주기를 연장하면 당장의 예산은 절감되나, 전장에서 치명적인 기계적 결함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최적의 정비 주기는 결국 예산, 준비태세, 감수할 위험 사이의 전략적 타협점이다.
창정비 리스크, 한반도 세력 균형의 새로운 변수
자주포 창정비 문제는 더 이상 병참 지원 부서의 실무적 과제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대북 억제력과 직결되는 전략적 변수로 격상되었다. 핵심 화력 자산의 가용성이 주기적으로 흔들린다는 사실 자체가 적에게 오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계획된 취약점’을 데이터 기반의 예측 정비와 혁신적 MRO 체계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는지가 향후 대화력전의 우위를 결정할 것이다. 이 보이지 않는 병참 전쟁의 성패가 한반도의 불안정한 세력 균형(Balance of Power)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