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함정 수리 사업, 한반도발 전면전 시나리오의 방아쇠 되나?

미 해군의 전투함 수리 적체 물량이 100척에 육박하는 가운데, 태평양 함대의 작전 공백이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부상한다. 펜타곤이 동맹국 조선소 활용으로 선회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수주전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세력 균형을 뒤흔드는 전략적 변수로 작용한다.

미 해군 함정 수리 사업 수주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태평양 함대의 ‘전투 준비 태세(Combat Readiness)’ 적신호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능력 부족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다. 과도한 작전 투입과 노후화, 자국 내 조선소의 생산 능력 저하가 맞물리며 전투함 가동률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략적 아웃소싱’, 위기인가 기회인가

미 국방부가 해외 동맹국에서 MRO를 수행하기로 한 결정은 자국 산업 보호라는 오랜 기조를 포기한 파격적 조치이다. 이는 중국 해군(PLAN)이 지난 10년간 항공모함 3척을 포함, 150척 이상의 주력 함정을 건조하는 동안 미 해군의 양적 우위가 무너졌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핵심 전투 자산의 정비를 동맹국에 위탁하는 것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회복탄력성(Resilience)’ 확보 전략이지만, 동시에 유사시 핵심 군사 정보가 외부로 노출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위이다. 미 국방부는 FMS(대외군사판매) 수준의 엄격한 보안 통제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이는 수주 기업에 단순한 기술력을 넘어선 군사 보안 체계 구축을 요구함을 의미한다. 결국 MRO 사업의 본질은 비용 절감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구(Theater)에서의 지속적인 전력 투사를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K-조선, 미 해군의 ‘게임 체인저’ 부상

미 해군 함정 수리 사업 수주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2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소는 미 해군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다. 특히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의 까다로운 MRO 요구조건을 충족할 잠재력을 갖춘 핵심 후보다.

한화오션의 ‘특수선 DNA’ vs HD현대중공업의 ‘압도적 인프라’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같은 고부가가치 특수선 건조에서 축적한 정밀 기술과 보안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이나 이지스 구축함의 복잡한 전자 장비 및 무기 체계와 연동되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정비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건조 설비와 다수의 함정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최대 무기이다. 여러 척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나 상륙함을 동시에 드라이독에 올려 정비할 수 있는 인프라는 신속한 전력 복원을 목표로 하는 미 해군의 요구에 정확히 부합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여전히 세계 1위지만, 함정 건조 및 유지 비용의 급증이 전체 예산을 압박하는 상황이기에 한국 조선소의 비용 효율성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MRO 계약이 재편할 동아시아 세력 균형

이번 MRO 사업자 선정은 단순한 경제적 수주를 넘어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지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사건이다. 한국이 미 7함대의 핵심적인 군수 지원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을 공식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기존의 연합 방위 태세를 넘어, 역내 미군의 작전 지속 능력을 보장하는 ‘병참 동맹’으로 격상됨을 시사한다. 중국은 이를 자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화로 인식하고, 서해 및 동중국해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 한국 조선소의 미 함정 수리는 동맹의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반도를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미 해군이 전통적 동맹인 일본 대신 한국 조선소에 MRO를 맡기려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유지보수 수요로 인해 일본 조선소의 여력이 제한적이며, 결정적으로 건조 비용과 속도 면에서 한국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가진다. 이는 미 해군이 제한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의 함정 가동률을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와 직결된다.

한화/HD가 수주할 경우, 이지스 시스템 등 미 해군의 핵심 군사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는가?

MRO는 전투 체계의 핵심 소스코드나 암호화 모듈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정비 범위는 선체, 동력 계통, 일반 장비에 국한되며, 민감한 전자 장비나 무장 시스템은 미군 기술진이 직접 통제하는 ‘블랙박스’ 형태로 유지되므로 기술 유출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번 MRO 사업이 F-35 아시아태평양 정비 허브와 같은 ‘방산 거점’ 전략의 연장선인가?

그렇다. 이는 특정 무기 체계의 정비를 넘어, 동맹국의 산업 기반을 자국의 군사 공급망에 편입시키는 ‘전략적 분업(Strategic Division of Labor)’ 개념이다. 육상, 항공 자산에 이어 해상 자산의 정비 허브까지 한국에 구축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작전 지속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이다.

중국이 한국 조선소의 미 함정 수리에 대해 어떤 군사적/외교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가?

해당 조선소 인근 해역에서의 정보 수집 활동 강화, 관영 매체를 통한 비난 성명, 그리고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경제적 보복 조치 등이 예상된다. 다만 한미동맹 차원의 군사적 사안이므로 직접적인 군사 도발보다는 외교적, 경제적 압박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미 함정 수리 경험이 한국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KDDX) 건조에 실질적 이득을 주는가?

세계 최강 해군 함정의 정비 과정을 통해 미 해군의 엄격한 군사 규격(MIL-SPEC)과 품질 관리 노하우를 직접 습득할 수 있다. 이는 KDDX와 같은 첨단 함정의 설계 및 건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체계 통합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자산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