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기갑부대의 70% 이상을 파괴한 주역, 자폭 드론(Loitering Munition) 시장이 향후 10년간 300억 달러 규모로 폭증할 전망이다. 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2023’은 이란제 샤헤드-136과 같은 저가형 모델의 대량 확산이 기존 방공망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비대칭 위협으로 부상했음을 경고한다. 이는 한반도와 같은 고밀도 방공 환경에서도 치명적인 안보 공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하늘의 암살자, 전장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다
배회형 자폭 드론은 정찰(ISR) 자산과 타격(Strike) 자산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무기체계이다. 기존의 ‘Sensor-to-Shooter’ 타격 사이클을 파괴적으로 단축시킨다. 표적 식별, 결심, 타격이 단일 플랫폼에서 수 분 내로 완료되는 구조는 전술적 유연성을 극대화한다.
이는 전선 지휘관에게 전례 없는 수준의 정밀 타격 능력을 부여한다. 고가치 표적이 노출되는 ‘결정적 시간창(Time-sensitive Window)’을 놓치지 않고 즉각 제거할 수 있다. 과거 공군기나 포병의 화력 지원을 기다려야 했던 작전 환경이 완전히 변모한 것이다.
킬체인의 혁명: 탐지에서 파괴까지 단일 플랫폼으로
전통적인 화력 투사 메커니즘은 탐지 자산(정찰기, 위성)과 타격 자산(전투기, 포병)의 분리로 인해 정보 전달 및 좌표 공유 과정에서 필연적인 지연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자폭 드론은 운영 병사가 직접 ‘보는 것’을 ‘타격하는’ 헌터-킬러(Hunter-Killer) 역할을 수행한다. 이스라엘 IAI의 하롭(Harop)이나 미국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600은 적 방공망 제압(SEAD/DEAD) 작전 교리를 바꿔놓았다. 수백만 달러짜리 레이더 기지를 단 수십만 달러의 드론으로 무력화하는 비용-효율성은 비대칭 전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비용 불균형의 심화: 값싼 위협, 값비싼 방어

자폭 드론의 가장 위협적인 측면은 방어자와 공격자 간의 극심한 비용 불균형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수만 달러에 불과한 샤헤드-136 한 기를 요격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지속 불가능한 방어 모델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국방비 지출은 첨단 요격 시스템 개발 및 배치에 집중되며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는 결국 다른 재래식 전력 증강 예산을 잠식하며 국방 포트폴리오의 왜곡을 초래하는 전략적 딜레마를 안긴다.
글로벌 시장 쟁탈전과 한반도 안보 지형도
자폭 드론 시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해왔으나, 최근 터키, 이란, 중국 등이 저가형 모델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의 상향 평준화와 확산 속도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특히 북한의 드론 기술 발전은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했다.
북한이 이란식 모델을 기반으로 한 자폭 드론을 대량 생산하여 비무장지대(DMZ) 전선에 실전 배치할 경우, 우리 군의 핵심 지휘통제시설과 비행장 등은 개전 초 심각한 타격에 노출된다. 이는 대한민국 국방부가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며 대응 태세를 서두르는 직접적인 배경이다.
파괴적 균형: 확산이 부른 새로운 위협의 시대
자폭 드론의 확산은 강대국 중심의 군사적 우위를 약화시키고, 분쟁의 문턱을 낮추는 ‘파괴적 균형(Disruptive Balance)’을 형성한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기에, 비국가 행위자나 자금력이 부족한 국가도 쉽게 치명적인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기존의 억제 이론이 더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며, 국지적 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국제 사회는 드론 기술 통제에 대한 새로운 규범 정립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자주 묻는 질문
자폭 드론이 고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자폭 드론은 소형·저고도 비행 특성으로 레이더 탐지가 어렵고, 여러 대를 동시에 투입하는 ‘스웜(Swarm)’ 전술로 방공 시스템의 동시 교전 능력을 초과시켜버린다. 일부 드론이 요격당하더라도 나머지가 목표에 도달해 임무를 완수하는 방식으로 방공망을 포화·무력화시킨다.
스위치블레이드 600과 샤헤드-136의 전술적 운용 차이는?
스위치블레이드 600은 대장갑 탄두를 장착하고 정밀 광학 센서를 통해 이동하는 기갑 표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타격하는 ‘전술적’ 무기이다. 반면 샤헤드-136은 GPS 좌표를 기반으로 고정된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거리 ‘전략적’ 무기로, 주로 도시 기반 시설 파괴에 사용된다.
AI를 이용한 드론 스웜 공격은 현실적으로 방어가 가능한가?
현재 기술로는 극히 어렵다. AI 기반 스웜은 개별 드론이 통신 두절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협력하여 최적의 공격 경로를 설정하므로 재밍(Jamming)이 무력화될 수 있다. 레이저나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 같은定向에너지무기(DEW)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나 아직 실전 배치 초기 단계이다.
한국군의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이는 북한의 무인기 위협을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유사시 북한 핵심 표적을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공세적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감시정찰, 전자전, 심리전, 타격 임무를 통합 운용하여 드론을 전쟁 승리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겠다는 국방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자폭 드론이 재래식 포병 전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하다. 자폭 드론은 정밀 타격에 특화되었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제압하는 화력 투사 능력이나 지속성 면에서는 재래식 포병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 미래 전장에서는 두 무기체계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되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