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배치 논란, 北 SLBM 위협 속 한반도 안보 임계점 도달

북한의 핵탄두 ‘화산-31’ 공개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는 한반도 핵 위협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에 맞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며,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실효성을 둘러싼 군사적·외교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술핵 배치 논란과 핵 투발 수단(운반체) 관련 기업

한반도 핵 균형, 붕괴의 서막

기존의 대북 억제 전략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다종화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받고 있다.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창설은 동맹의 의지를 과시하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실질적인 위협 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북한의 공세적 핵 교리와 ‘화산-31’의 전략적 함의

북한이 2022년 9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며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중대한 전략적 전환이다. 이는 방어적 억제 개념을 넘어,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핵으로 상쇄하고 유사시 공세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최근 공개된 전술핵탄두 ‘화산-31’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 ‘해일’ 핵어뢰 등 다양한 투발 수단에 탑재 가능한 규격화를 목표로 개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2023’은 북한이 이미 50~70기에 달하는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시험대에 오른 ‘확장억제’와 핵공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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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동맹국에 대한 핵 공격을 자국 본토에 대한 공격과 동일시하여 보복하겠다는 약속이다. 문제는 ‘디커플링(decoupling)’, 즉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뉴욕이나 워싱턴 D.C.가 핵 공격 위협에 노출되는 것을 감수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론이다. 핵협의그룹(NCG)은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정보 공유 및 공동 기획을 강화하려는 시도이지만, 최종적인 핵 사용 결정권은 여전히 미국 대통령에게 귀속된다. 이 때문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식의 ‘핵공유(Nuclear Sharing)’ 모델처럼 미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하고 한국 공군 전투기가 투발 훈련에 참여하는, 보다 실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핵 투발 수단, 첨단 기술의 각축장

핵탄두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적의 방공망을 뚫고 목표까지 정확히 운반할 수 있는 ‘투발 수단(Delivery Vehicle)’이다. 현대전에서 핵 억제력의 성패는 고도의 생존성과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운반체를 확보하는 데 달려있다.

공중 투발: B61-12와 F-35A 스텔스 편대의 시너지

미국의 최신형 전술핵폭탄 B61-12는 스텔스 전투기 F-35A의 내부 무장창에 탑재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B61-12는 낙하산 없이 활공 비행이 가능하며 GPS 유도를 통해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스마트 핵폭탄이다. 이는 과거의 무유도 자유낙하 폭탄과 달리, 외과수술적 정밀 타격을 통해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지하 벙커와 같은 견고한 표적을 무력화시키는 ‘카운터포스(Counter-force)’ 전략 수행을 가능케 한다.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F-35A의 스텔스 성능과 B61-12의 정밀성이 결합될 경우, 북한의 조밀한 반공망을 무력화하고 핵 위협의 원점을 타격하는 가장 효과적인 공중 기반 옵션이 된다.

해상·지상 기반: SLBM과 초정밀 미사일 경쟁

북한이 SLBM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는 은밀성을 바탕으로 한 ‘제2격 능력(Second-strike Capability)’ 확보에 있다. 지상의 미사일 기지가 선제 타격으로 파괴되더라도,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에서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주는 비대칭 전력이다. 이에 대응해 대한민국 국방부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킬체인(Kill Chain)과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이 개발을 주도하는 ‘현무’ 시리즈 탄도·순항미사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자랑하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수중 억제력으로 기능한다.

지정학적 파급효과와 동북아 세력 균형의 재편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단순히 남북 간의 군사적 균형을 넘어 동북아 전체의 전략 지형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적·외교적 반발을 초래하며, 역내 군비 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기폭 장치이다.

NPT 체제의 균열과 핵 도미노 현상의 서곡

전술핵 재배치는 비핵보유국인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사드(THAAD) 배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경고했는데, 한반도 핵 재배치는 중국의 핵전력 증강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일본과 대만 등 역내 다른 국가들의 핵무장 논의를 자극하여 통제 불가능한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는가?

현실적으로 비핵화 유도보다는 억제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오히려 북한은 이를 빌미로 핵보유국 지위를 정당화하고 추가적인 핵 능력 고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F-35A에 B61-12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그렇다. F-35A는 개발 단계부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듀얼 캐퍼빌리티(Dual-Capability)’ 항공기로 설계되었다. 현재 미 공군 주도로 B61-12 탑재 및 투하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완료 시 NATO 동맹국과 핵심 우방국에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전술핵 재배치는 무기의 소유권과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핵공유’ 방식이다. 반면 자체 핵무장은 NPT 탈퇴를 전제로 하기에, 국제 사회의 혹독한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감수해야 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전술핵 운반체 관련 국내 방산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체), LIG넥스원(유도무기), KAI(항공플랫폼) 등은 핵탄두를 직접 다루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개발하는 초정밀 미사일과 전투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자산으로, 미국의 핵우산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한다.

NATO의 핵공유 모델을 한반도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가?

모델로 참고할 수는 있으나, 지정학적 환경이 판이하다. 냉전 시기 유럽과 달리, 한반도는 핵보유국인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군사적 충돌 발생 시 확전의 위험성이 훨씬 크고 복잡한 외교적 계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