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서랍을 정리하다 몇 년 전에 적어둔 목표 목록이 나왔습니다. 연초엔 꽤 진지하게 써두었던 것들인데, 지금 다시 보니 대부분은 시작도 제대로 못 했거나 중간쯤에서 흐지부지 멈춰 있더라고요. 그 종이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득, 저는 늘 의지가 생겨야 움직일 수 있다고 믿어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동기부여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으로 동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리뷰입니다. 막연한 다짐을 목표로 바꾸는 법, 자기 제한적 믿음에서 빠져나오는 법, 그리고 결국 실행이 루틴이 되는 과정까지를 메인으로 소박하게 한 상 차려보려 합니다.
상을 차리게 된 이유
계획을 세우는 건 늘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뭔가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더 확실한 동기, 더 완벽한 타이밍, 더 좋은 컨디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도 바뀌는 건 많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저는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이란 식으로 저를 정리해버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이 책을 만났는데요. 동기부여가 먼저 와야 행동할 수 있다는 익숙한 믿음부터 다시 묻는 책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어요. 늘 마음부터 끌어올리려 했던 제 방식이 정말 맞았는지 한번 점검해 보고 싶어 책을 펼쳤습니다.
이 상의 특별함
책은 초반부터 꽤 단호하게 말합니다. 동기부여는 통제할 수 없고 변덕스럽다는 믿음이 잘못되었다고요. 오히려 누구나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낼 수 있고, 때로는 행동 자체가 새로운 동기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 출발점이 이 책을 그냥 자극적인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르게 보이게 했습니다.
저자 자신의 이력도 이 주장에 힘을 보탭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접시 닦이, 목공, 청소부 같은 일을 전전하던 시절에서 출발해 세일즈를 계기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결국 배움과 반복을 통해 자기 삶을 만들어갔다는 흐름이 책 전체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해내려면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반복해야 하는지를 계속 묻는 것 같아 좋았어요.
반응 한 스푼
| 교보문고 | ★ 9.8 | 리뷰 (470) |
| 예스24 | ★ 9.3 | 리뷰 (439) |
| 알라딘 | ★ 8.9 | 리뷰 (25) |
소원은 사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책은 많은 사람들이 목표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목표가 아니라 소원을 품고 있을 뿐이라고 짚습니다. “행복해지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 같은 말은 방향은 있어 보여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요.
저도 이 대목을 읽으며 그동안 목표를 세운 게 아니라 막연한 바람을 붙들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내려와야, 비로소 삶을 움직이는 목표가 된다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믿음이 안 바뀔 때는 행동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자기 제한적 믿음이 삶을 묶어두는 방식을 여러 사례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건, 생각이 바뀐 뒤에 행동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행동을 먼저 바꾸면 믿음이 뒤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보다, 작은 시도라도 먼저 해보는 사람이 결국 자기 인식을 바꾸게 된다는 흐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로만 정리하려 했던 제 습관도 조금 돌아보게 되었어요.
결국 실행은 루틴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뒤로 갈수록 이 책은 실행을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루틴의 문제로 가져갑니다. 숙면, 운동, 시간 관리,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는 생활 습관,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까지 함께 다루는데요.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성과만 밀어붙이는 책이 아니라, 결국 오래가는 실행은 삶 전체의 구조 안에서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삶의 기쁨의 많은 부분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는 대목은, 성공만큼 관계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혀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시간 관리 사분면(중요도 × 긴급도), 리더십과 조직 동기부여, 인후암 투병을 통한 위기 대처법도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들입니다. 자기계발 책인데 삶의 거의 모든 국면을 건드린다는 인상이 남았습니다.
내 삶에 덜어두기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목표를 대하는 말부터 좀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잘하고 싶다, 열심히 해봐야지, 이번엔 달라져야지 같은 말은 생각보다 저를 잘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듣기엔 그럴듯한데, 막상 하루 안으로 들어오면 할 일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이제는 그런 말이 나오면 바로 뒤에 문장을 더 붙여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요. 그리고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날에도 아주 작은 행동 하나는 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남은 건 각오나 다짐이라기보다, 실행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곁들여 낸 대화 한 접시
“여보, 오늘 책에서 제일 남은 말이 뭔지 알아?”
“뭔데?”
“목표라고 생각한 것들 중에 사실은 소원이 많았다는 거.”
“아, 막 잘하고 싶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런 거?”
“응. 그건 바라는 마음이지, 움직이게 하는 문장은 아니더라고.”
“듣고 보니 나도 비슷하네. 국가고시 잘 보고 싶다, 실습 잘하고 싶다 이렇게만 생각했지.”
“그러니까. 언제까지 뭘 할 건지까지 내려와야 비로소 목표가 되는 느낌이었어.”
“그럼 마음잡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오늘 할 것부터 적는 게 맞겠네.”
한 상 정리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는 실행력이란 성격이나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목표 설정과 행동 방식이 연결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동기부여가 먼저 와야 움직일 수 있다는 익숙한 믿음을 뒤집고, 오히려 작은 행동이 새로운 동기를 만든다고 설명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축이었어요.
소원과 목표를 구분하는 법, 자기 제한적 믿음을 다루는 법, 목표를 쪼개고 적고 계속하는 방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일상의 루틴으로 연결하는 흐름까지 비교적 단단하게 이어집니다. 읽고 나면 갑자기 대단한 사람이 된 느낌보다는, 지금 내 삶에서 하나만 더 구체적으로 바꿔보자는 마음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저처럼 늘 마음이 먼저 준비되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믿어온 분들께는 특히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실행력, 동기부여, 자기계발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같았다면, 이 책은 그 제자리의 원인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